일하고 먹고 여행하고 놀고



미친 코로나의 횡포로 내 코워커들은 웨딩을 취소하고 휴가를 취소하고 난리가 났다. 


병원에서 일하는 나는 아주 직격탄을 맞았다. 가장 처음 온 COVID 19 의심환자를 내가받았을때는 정말 다들 Thank you for your help를 연발하며 조심조심. PPE입는것도 서로 감독해가며 봤었는데 환자가 폭증하면서 서로 봐주긴개뿔 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유닛 자체가 COVID 19 유닛이 되었다.


내 약혼자는 열이 하루 나면서 쿼런틴 14일을 했고.... 병원에서는 입원할 정도가 아니면 검사를 안해준다는 말에 집에서 열이 떨어지길 노심초사 기다리면서 제발 다른 증상은 더이상 오지않길 기도했다. 하루만에 열은 뚝 떨어졌고 오. 이건 코로나가 아닐수도 있겠는데? 라고 했지만 얼마전 코로나를 앓았던 직원들은 항체검사를 해준다는 말에 검사했더니 항체 positive가 나왔다..


고로 ㅋ 코로나걸렸었다.


이번 코로나 판데믹에 미국에 큰 실망을 했는데, 일단 CDC의 말도안되는 대처부터, 그리고 이 판데믹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죽어가고있는데 정부쪽에는 아무도 책임지는사람이 없어보인다는것. 


한국에서 버니수트입고 페퍼쓰고 일하는데 여기 대부분의 병원들은 contact isolation할때 입는 일반 가운에 N95도 모자라서 재활용한다고 수거해가고 한사람당 일일 하나씩 지급하는등 정말 말도안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여기저기서 들리는말로는 코워커들이 감염되어 죽었고, 병원앞에는 냉동탑차에 시체를 싣고있는 사진과 비디오들이 sns에 돌아다니기도 했다.




city lock down덕이 점차 줄어드는추세고 병동에도 하나둘식 점차 베드가 비기시작했는데 솔직히 사망률로 봤을때 이 질환은 second wave가 정말 절대로 오면 안되는 질병인데


그저께자 도미노 파크 사진.


Crowds flocked to Domino Park in Brooklyn’s Williamsburg neighborhood on Saturday afternoon as the temperature rose into the 70s.

New york times 기사사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 노답 진심. 센트럴파크도 다르지 않다.


락다운에 지치고 힘든건 알겠고 밖에 나가고싶어서 발이 근질거리는건 알겠는데, 당장 유닛에서 멀쩡하게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준비된 인사없이 죽어가고 그걸 영상통화로밖에 볼수없는 진짜 참혹한 광경을 눈으로 목격했다면 이럴수 없겠지.


시민의식 떨어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경악했고, 이 사진들을 보면서 2nd 웨이브는 오겠구나, 올확률이 정말 높겠구나 하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다시올라간다


n95하루종일 써서 매일 두통이 있고 항체가 생긴다 해서 다시걸리지 않으란 법도 없으며 우리유닛은 코로나가 끝날때까지 코로나 유닛일거라는 administrator unit말에 ㅎㅎ...


활자로 적으니 심한말은 안한다만 진짜 병원에서 일하는 우리끼리 이야기할땐 쌍욕 쌍욕 ....



한편으로는 그와중에 좋은점을 찾자면 병원에서 일한만큼 돈을 받을수 있다는거..?


얼마전부터 unit에서 crisis pay를 주기 시작했다. 그래봐야 얼마 안된다고 느껴지긴하지만, 안받는것보단 낫지 않느냐. 

한국에 사람들이 정말 대처를 잘했고 감소하는추세라고 언론에서 떠들어대지만 그런 기사들 대비 의료진들이 얼마나 희생하고 있는지는 덜 비춰지는것같다.


한국을 떠나온 큰 이유중의 하나인 의료진들이 후려쳐지는 의료시스템이 코로나판데믹에서도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정부가 잘하고있고 의료진들이 희생으로 인해 고맙다고는 하지만


그에 걸맞는 pay나 대우를 받고있는지 잘모르겠다. 현직에서 근무중인 친구들만봐도 그렇고, 판데믹이 정말 한창일때 병원에서 일할 '자원봉사자 간호사' 를 찾는다는것이 소름돋았으며, 현재 어느 도시의 큰 병원에서는 계약직들을 무더기로 잘랐다는 그런 기사들.


비록 준비되지 않은 시스템으로 인해 PPE가 모자라고 직원들이 위험에 빠지는 등의 상황이 있었지만 CRISIS pay로 travel job하는 간호사 코워커들의 시급은 현재 최소 120불/hr,에서 어제 들은 충격적인 rate는 180불/hr였다.


보험을 엄청 비싸게 내야한다고는 하지만 그중 남편이나 가족의 보험아래에 있는 사람들도 있으며 저런 crisis pay를 받으면서 일할수 있다는것이 내가 얼마나 필요한 인력이고 대우받고 있는지를 느낄수 있다.


결국 돈이냐.


라고 할수 있지만..... 글쎄 돈말고 가장 내 가치를 이런 죽을수 있는 상황에서 느끼게 해줄수 잇는게 뭐가있을까. 

물론 다른것도 있지. 


오후 7시만 되면 다들 의료진들을 위해 박수를 쳐주는것, 병원문앞에 아이들이 Thank you card를 분필로 써주는것, 매일 free lunch가 여기저기서 donate 되어온다는것. 


남자친구 조카네 학교에서 날위해서 쓴 카드와 편지를 전해왔다.


남자친구 조카가 내가 병원 covid unit에서일한다고 아이들에게 말했나보다. 선생님을 필두로 반 전체 아이들이 나에게 Thank you card를 써주었다.


내이름이 들어간 Thankyou카드를 받는것은 정말 색다른 느낌이었고 이것 또한 내가 그래도 가치있는일일 하고있구나, 하는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보는환자마다 족족 퇴원하지 못하고 죽는상황에서 (진짜 솔직히 이태까지 본 환자들 중 근 두달간 두명? transfer out 했고 나머지 다 돌아가셨다.) 기분전환할수 있는 이벤트였다.



그로서리 사러갈때 빼곤 집에만 갇혀서 지낸지 근 한달이 넘어간다. 우리끼리 줌으로 화상통화하며 술마시고 노가리까고....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야 예전처럼 카페가서 커피마시고 공원가서 누워놀고 할텐데 rate 떨어진다는 기사에 제발 밖에 나가지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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