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먹고 여행하고 놀고



역사뮤지엄/Podziemia Rynku/ 중앙광장/ 마리아성당 



2016.06.26-9.26

터키-스페인-포르투갈-네덜란드-폴란드-헝가리-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스웨덴-핀란드-그리스섬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저가항공을 타고 크라쿠프로 점프점프


크라쿠프에 내리자 마자 호스트 Adrian과 연락했다. 


"나 크라쿠프에 내렸어. 어떻게 가야해?"


친절하게 버스승강장위치, 버스번호, 내려야할곳을 알려준다. 자신이 마중을 나가겠으니 내리면 자신이 입은 옷을 찾으라는 메세지를 남기곤 내 와이파이는 바이바이했다.


아드리안의 what's app 메세지를 캡쳐후 폴란드 사람들 틈에 끼어 버스를 타고 정신을잃고 자면서 40분가량 가니 아드리안이 말한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아무리 찾아도 아드리안이 안보여서 계속 돌아다니다가 저기서 머리가 민둥민둥한 남자한명이 나한테 웃으며 다가온다.


"안녕? 용...쥔?? 양...즨?" 아 진짜 안되는발음으로 내이름 발음하려하는데 어찌나 웃긴지. 

"Violet으로 불러도 돼" 라고 했지만 굳이 한국이름으로 부르고 싶대서 니맘대로 하라고 했다.













아드리안의 집은 버스정류장에서 10분도 채 안걸렸다. 이상한 폐건물 [...]같이 생긴곳의 철창살[....]문으로 들어가기에 대체 무슨 집이 이런데 있나.. .했는데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하고 아담했다.


아드리안의 집은 복층이라 내가 소파침대를 1층에서 쓰고 아드리안이 2층에서 잤다. 프라이버시따위는 개나준 1층이기에 내 잠버릇과 자면서 뒹구는 모습을 정말여과없이 보여줬다.



집에 들어와서 배고프지 않냐며 일단 밥부터 챙겨주는 착한 Adrian. 






▲ Adrian이 만들어준 물고기찜과 이름을 알수없는 green. 그리고 감자와 버섯.





맨날 이렇게 먹냐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건강에 참좋을것같다고 이야기해주었다.


Adrian은 컨텐츠를 만드는 사업을 하는것 같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뭐랄까 유튜버들이 컨텐츠를 만들듯 페이스북을 통해 컨텐츠를 만들고 광고하는일을 하는것 같았다. 작은 회사의 CEO라고... 왜 내가 하는 카우치서핑의 호스트들은 전부 CEO에 임원급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건지모르겠다. 운이 좋은거냐 아니면 원래 카우치서핑 하는 호스트들이 이런부류가 많은거냐..


본인이 하는일이 너무 재미있다고 하는 아드리안을 보면서 조금은 부러웠다. 사실 내직업이 적은돈을 버는 직업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일하면서 즐겁고 재밌다고 생각해본적이 한번도 없는것 같아 조금은 슬펐다.






▲아드리안이 준 빨간 산호목걸이






어차피 아드리안도 나가야한다기에 같이 나가자고 하곤 일단 아드리안볼일부터 보라 아드리안이 다니던 대학교로 갔다.

이시기가 참 재수가 없는건지 좋은건지 세계청년대회 기간이라 관광객들이 터져나가고 숙소는 full booking 이라고했다. 크라쿠프 시내 어딜 돌아가니던 할렐루야소리가 들리고 찬송가가 들렸다.


무교인 나는 불편했다.


조심스럽게 아드리안에게 "루터교.....아님 크리스천이니...?" 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아니 난 종교가 없어" 그런다. 가슴을 쓸어내리곤 "사실 나도 종교가 없는데 이렇게 내가 온날 종교적 행사때문에 관광지도 못들어가니까 좀 짜증난다..." 하고 솔직히 이야기했더니 "그러게 안타깝다" 라고 해준다.

 








▲찬송가와 할렐루야범벅인 광장






아드리안은 나를 광장에 내려다 주곤 일하러 가버렸다.

크라쿠프는 내 생각보다 더더더더 작은 도시였다. 아드리안 말로는 크라쿠프 광장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광장이라고 한다. 두개의 광장이 붙어있는형태라서 그렇단다.


중앙광장에 서면 바로 앞에 보이는게 성마리아 성당이다. 2시간마다?4시간마다? 정각이 되면 꼭대기에서 사람이 나와 나팔로 연주를 한다. 연주는 매시간마다 다르고 사람들은 이걸보려고 목을 치켜들고 기다리고있다.


성마리아성당은 사실 정보도 찾지 않았었고 이전에 성당을 유럽에서 워낙 많이 봤던터라 안들어가기로 결정했는데 나중에 크라쿠프를 떠나고나서 구글 이미지를 보곤 후회했다. 생각보다 훨씬 아름다운 성당이었다.






▲성마리아성당.






사실 이날 free walking tour가 있어서 아드리안이 시간맞춰 날 데리고 오려고 했던건데 이게 웬걸, free walking tour 하는곳으로 가니까 "이미 영어투어는 떠났어. 빨리 가면 따라잡을수 있을거야" 라고한다. 아드리안은 "미안해.." 하면서 얼른 쫓아갔다. 이전에도 이워킹투어를 따라다닌적이 있었던지 금방 찾아냈다.


"난 이거 몇번을 따라다녀서 이미 내용을 다 알아. 난 폴란드사람이잖아. 너랑 같이 다니다가 바람처럼 슥 사라질게. 내가 사라져도 찾지마" 


귀엽다 진짜. 그러게 내가 아드리안이 사라지나 안사라지나 몇번을 감시했는데 감쪽같이 어느순간 사라졌다.








▲ 크라쿠프의 중앙광장과 직물회관


프리워킹투어는 처음에는 재밌었다. 하지만 돌아다닐수록 왠지모르게 지겨워졌고 프리타임이 있는 순간을 틈타 그냥 혼자 빠져나와버렸다. 뭘할까 생각하며 정처없이 걷다보니 다시 중앙광장으로 돌아왔고 구글맵을 켜니 꽤 평이 좋은 박물관이 직물회관 지하에 있기에 들어가보기로 결정했다.


입구를 못찾아서 헤메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역사박물관. 15세기에 지어진 이곳은 크라쿠프의 역사를 영상물과 책등으로 보여준다.



Podziemia Rynku - Muzeum Historyczne Miasta Krakowa


입장료는 한화 5000-6000원정도였던듯하다. 국제학생증 할인된다. 확인도 안하고 할인해준다.


기대하지 않아서인지 꽤 재미있었다. 빔프로젝터를 수증기에 쏘아서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고 몇몇 영상은 관광객에게 정말 말을거는듯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옛날 부지나 책 등도 볼수 있었다.







간혹 좀 유치해보이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게 구경하고 나와 그냥 크라쿠프를 돌아보기로 하고 중앙광장을 빠져나와 걷기 시작했다. 돌아다니면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사람들 구경, 편집샵 구경도하다보니 해가 저물기 시작해 아드리안네 집으로 갔다.




▲포켓몬고는 어디서든 난리다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아드리안을 기다리고 있었더니 일을 마친 아드리안이 이상한 모자와 지팡이를 들고 왔다.

이번에 만드는 컨텐츠가 하이랜더 문화라고 하며 이게 하이랜더 전통의상에 쓰이는 지팡이와 모자라고 했다.


아드리안이 써보니 웃겼다. 뭔가 개구쟁이같기도하고 .. 나도 달라해서 써보았더니 사진을 찍어준다.


▲ 피곤에 쩔어서 퍼져있구나..



아드리안이 또 배고프지 않냐면서 음식을 해주겠다고했다. 뭘먹고 싶냐기에 쌀... 쌀........거렸더니 집에 쌀이 있단다. 근데 어떻게 요리하는지 잘모른다며 한번 해보겠단다.


말렸어야했다. 말렸어야했었다. 다음에 쌀을 한번도 요리해보지 못한 외국인을 만나면 꼭 말리리라.


설마 상상도 못하고 거실에 뒹굴거리며 놀고있는 나에게 아드리안이 주방에서 가져오는건 샐러드볼. 


샐러드볼? 밥한다며??? 밥은???


했더니 샐러드볼안을 가리킨다.


?????????????아니 이사람아 누가 밥을 샐러드에 드레싱비벼먹나!!



▲ 정체불명. 



진짜 빵터져서 계속 샐러드볼들고 웃고있으니 아드리안은 영문을 모른다. 그냥 맛있게 옆에서 먹고있다.


하.. 도전해보자 싶어서 먹어봤는데 안된다. 느끼한것도 못먹고 치즈들어간 음식도 잘 못먹는 나에게 치즈드레싱소스에 밥이랑 샐러드 거기에 러스크까지 넣어서 비벼먹으라는건 고문이었다.


풀만 간신히 건져먹고 밥은 다 남기니 아드리안이 의아하게 본다. "다먹은거야?" "응...배가별로 안고프네.. "


미안..


밥을 먹고 해가 완전히 지고난 후 아드리안이 컴퓨터를 깔작깔작 하더니 집주위에 라디오에서 콘서트를 한다며 가볼래? 라고한다.

안갈 이유가 없지.


아드리안을 졸졸 따라서 간 집 뒤 공터에는 이미 사람들이 많이 와 있고 큰 무대가 설치되어있었다.

가수가 나와서 노래하는데 뭐랄까 아이돌이나 그런것보단 국민가수 느낌. 엄청 유명한 사람이라고 아드리안이 이야기 했다.


폴란드 음악은 어떤가 듣고있었는데 내취향은 아닌걸로.... 이미 공터는 열린클럽이 되어있었고 뛰어다니는아이들, 꿀렁대는 사람들, 심지어 솜사탕을 만들면서 묘기를 부리는 언니들까지 축제분위기였다.


몇분 보다가 아드리안이 내가 흥미없어진걸 눈치챗는지 "집에갈래?" 물어본다.




뒤를돌아보니 화려한 성당같은게 있어서 저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성당이란다. 지금은 문닫아서 들어갈수가 없다고... 그만 집에가자 해서 폴란드의 첫날은 페스티벌을 끝으로 집에와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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