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먹고 여행하고 놀고



스페인-마드리드 



2016.06.26-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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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의 마지막날... 톨레도를 가려고 세르키오와 아토차역에갔다. 줄이줄이....기차는 5분밖에 안남았고 그다음 기차는 2시간 뒤였다. 

"2시간을 기다릴래?"

하고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톨레도는 안가기로 했다.

"다음에 마드리드에 다시 올 좋은 변명거리가 생겼구나 "

하고 세르키오가 위로해주었다.


톨레도에 안가는 대신 오늘은 세르키오쉬는날이라 놀아주기로 했다. 세르키오가 좋아하는곳들을 오늘 데려가 준다고 하며 가장 처음 간곳은 레티로 공원. 아토차역에서 굉장히 가까원곳에 있었다. 세르키오가 어렸을때 가족과 자주가던 공원이라고 했다.




날씨가 좋아 천천히 걷고있는데 세르키오가 자꾸 어디로 간다. 어디로 가는거냐하니까 여기보다 훨씬 아름다운데가 있다고 빨리 따라오라고 해서 세르키오 뒤를 졸졸 따라갔다. 몇분쯤 갔을까 정원안에 정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장미정원. 이미 7월이라 장미는 많이 없었지만 5월경 오면 정말 예쁠것 같았다. 아직 몇몇 장미꽃들은 만발한채로 있었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나를 보며 세르키오는 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 7월이지만 아직 장미꽃들이 피어있다.







공원에서 사진을 찍고 조금더 걸어나가니 예쁜 건물이 하나 나온다.

수정궁으로 예전에 식물원으로 쓰였던 건물이라고 했다. 지금은 간혹 전시나 이런것들을 하고있고 식물은 전혀 없었다.

내부에 들어가니 외부보다 인상적이진 않았다. 외부에서 봤을때는 햇볓도 쨍하니 유리건물이 반짝반짝 빛이났는데 내부는 허허벌판.





공원은 생각보다 매우 컸고 공원내부 연못에는 오리들과 오리배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산책하는 사람들은 여유로워보였고 오리들도 여유로워 보이는게 잔디밭에 누워 게으름 피우고싶은 분위기였다. 실제로 잔디밭에 돗자리깔고 앉아 피크닉하는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레티로공원 출구쪽에는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이스크림같은 간식도 팔고있었다.



레티로공원을 세르키오와 한바퀴 돌고나서 세르키오가 데려간곳은 하몽박물관이었다.

마드리드에 있는 3일 내내 어찌나 술먹으러 데리고 다니는지... 1일 2맥주, 1와인.... 술도 잘 못마시는 나는 내도록 취해다녔던것 같다. 심지어 세르키오가 데려간 샹그리아집은 내인생 샹그리아였다.


하몽박물관에는 치즈와 하몽을 함께 팔고있었다. 하몽 박물관이라고 해서 진짜 박물관이 아니라 그냥 하몽을 파는 정육점 같은곳이었다. 마드리드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하몽박물관이라고 쓰여진 간판들을 많이 볼수 있었다.





하몽박물관에서 맥주한잔과 하몽몇점을 줏어먹고 이제 밥먹으러 가잔다.

방금 먹은건 간식이니?....?? 맥주마셔서 배부른데.... 하면서 또 따라간다. 세르키오가 데려가는 집은 전부 맛있는걸 아니까.



그렇게 세르키오가 데려간 집은 LAS BRAIAS 

감자요리를 파는곳인데 감자소스가 꽤 맵단다. 나한테 매워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괜찮겠냐고 엄청 맵다고 하는데 

"나 한국인이야"

ㅎㅎㅎㅎㅎ.. 


간판의 빨강색과 소그림부터 매운음식하는집이라는걸 보여주는것같았다.



여느때처럼 들어오자마자 일단 맥주부터




세르키오가 주문한건 구운?튀긴?감자와 문어감자요리. 이나라문어는 진짜 너무보들보들하다. 고추는 한국 고추튀김과 맛이 똑같았다. 






미친듯이 허겁지겁 먹고 둘다 배 두들기면서 나왔다. 어딜갈까 하면서 걷다보니 또다시 무지개깃발들이 보인다. 이날이 게이퍼레이드 바로 전날이라 이미 축제분위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걸어가면서 맥주한잔 또 마시고



마켓도 무지개깃발






길을가다보니 사람들이 엄청 몰려있고 카메라도 있다. 저게 뭐냐고 하니 아마도 퍼레이드를 하는거같다고 했다. 키 큰 세르키오는 

"저기 길끝에서 게이퍼레이드를 하는것같아" 

라고 했지만 쪼꼬미인 난 사람들에 파묻혀 보이지가 않았다.

"안보여 안보여" 하니 세르키오가 앉더니 자기어깨를 툭툭친다

목마탔다


아쉽게도 목마를 타고나니 이미 퍼레이드는 끝나있었고...




그렇게 아쉽게 또 걸어가고 있으니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골목 하나에 양 건물위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양동이로 물을뿌려대고 있었다.

일부러 지나가면서 맞는사람, 피하다가 양동이 가득 물을 맞는사람 다들 즐겁게 지나가고 있었다. 물에 젖는걸 딱 싫어하는 나는 살금살금 건물에 붙어 지나가면서 구석에서 세르키오와 구경하고 있었다.


분명 내쪽은 물을뿌리는 쪽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위에서 촤악 하고 물이 떨어졌다.

맞는건 괜찮은데 내 카메라!!!!!!!!!!!!!!!!!!!!!!!!!!!!


카메라 메고있는데 카메라위로 물이 떨어져서 진짜 식겁했다.



▲물에빠진 생쥐



어떡해 어떡해 하고 있으니 세르키오가 "괜찮아 쌀통에 넣어놓으면 괜찮을거야" 라고 한다.

카메라 렌즈와 바디를 분리해서 말리면서 가다보니 시간이 다섯시. 옷을 너무 갈아입고싶었지만 세르키오가 또 밥을먹으러 가잔다

"집에 가서 옷갈아입고 가면 안돼?"하니

"가는데만 20분이야. 그냥 걸어가면서 말리고 밥먹으러 가자" 한다.

양말벗고 신발꺾어신고 터벅터벅 걸어서 세르키오가 극찬하는 버섯요리전문점에 갔다.


순대같은것 한접시와 버섯구이를 한접시 시켰는데 왜 대체 왜 비싼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한플레이트에 16000원정도 였던것 같은데 맛은 그냥 맛이 볶은 새송이 버섯이었다. 이나라는 버섯이 귀한가... 우리나라 오면 버섯 이돈이면 배터지게 먹게 해줄수있는데... 말도못하고 맛있게 먹으면서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레스토랑이라고 말하는 세르키오 앞에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나도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3일갔던 레스토랑 중 가장 별로 였던것같다.




밥다먹고 집에가나 싶었더니 "마지막날인데 샹그리아 또 마시러 갈래? 그거 마실때 니 얼굴이 제일 행복해보였어"


아이고 이렇게 잘아는가... 진짜 샹그리아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가자. 대신 피곤해서 많이는 못마실것같아" 하고 룰루랄라 뛰어갔다.


▲나를 찍는 세르키오찍기


▲와인바에 적혀있던 글귀






보틀 하나만 시켜서 쉐어하자 하고 한주전자만 시켰다. 하루종일 걸어다닌데다가 이미 여기오기전에도 맥주를 석잔정도 먹은탓인지 취기가 빨리 올라왔다. 






그래서 두잔먹고 이렇게 엎어져서 있었다.



내 꼬락서니를 보더니 안되겠던지 "이제집에가자" 하며 둘다 얼른 마시고 마지막 마드리드여행이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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